데일리한국 / 2018-09-28 / 동효정 기자 / [기사 전문 보기]
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우리들의 미래는 새로운 것들만을 위한 세계는 결코 아니다”
“새로운 것들과 오래된 것들이 조화롭게 공생하는 그런 행복한 미래를 함께 그리고 만들어 나가자”

김현곤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
1. 새로운 것들의 파도와 세상의 변화
우리 주변은 온통 새로운 것들로 넘쳐난다. 상점에는 매일매일 신상품이 들어온다. 옷, 책, 음식, 가전기기 할 것 없이 분야를 망론하고 새로움이 넘쳐난다. 더 새로운 것을 동경하고 선호하는 인간의 본성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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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대표적인 예를 한번 들어보자. 디지털기술의 활용이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아날로그 도구들의 사용이 크게 줄었다.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하루 5시간 가까이로 늘면서, 야외에서 하는 활동이나 종이책을 읽는 시간은 채 1시간도 안되게 줄어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뉴스도 모바일을 통해서 보고, 종이신문을 읽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차원은 다르지만 사람 자체에 관해서도 비슷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똑똑한 젊은이들이 넘쳐나고 있고, 한때 산업발전의 역군이었던 50대와 60대는 무대 뒤로 밀려나고 있다. 그런데 항상 새로운 것만이 좋은 것일까? 오래된 것에 숨어있는 가치를 새롭게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2. 오래된 것들의 반격
새로운 것도 좋지만, 오래된 것도 새로운 것만큼 좋을 수도 있다. 오래된 것이 새롭게 태어나 가치를 재조명받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고전이 그 대표적인 예다. 새로운 책들이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지만, 고전은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 어떤 고전들은 새로 나오는 책들보다 훨씬 더 많이 읽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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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최근에 읽은 <아날로그의 반격>은 디지털의 풍요 속에서 재탄생하는 아날로그의 르네상스를 아주 잘 소개하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아날로그의 르네상스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최전선은 놀랍게도 아날로그세계와 정반대인 디지털세상을 가장 앞서 주도해온 실리콘밸리가 될 것이라고 한다. 놀랍기도 하지만 왠지 모르게 수긍도 간다. 아날로그를 넘어 디지털이 거의 전부이던 시대를 또다시 넘어서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혁신적인 융합을 통해 미래세상이 새롭게 펼쳐질 힌트를 제공해주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3.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오래된 비밀
사라져 없어져버릴 것만 같았던 오래된 것들이 왜 다시 주목을 받게 되는 걸까? 디지털에 밀려 구식으로 느껴지기도 했던 아날로그의 르네상스는 왜 일어나는 걸까? 이제 이런 질문을 한번 던져 보고 답을 찾아보아야 할 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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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관점들을 종합해보면,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오래된 비밀은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의 대립적인 관점이 아니라 통합적인 관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오래된 것들이 가진 매력적인 가치에 기초해서, 새로운 것이 가진 효용과 융합하거나 새로운 것이 가진 한계를 보완하는 통합적인 관점에 있다. 그것이 디지털과 아날로그, 인공지능과 인간노동, 젊은이와 고령자 모두의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오래된 비밀이다.
4. 오래된 것들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물밀듯 밀려오는 새로운 변화 속에서 그동안은 대립과 갈등의 이미지가 부각되어 왔다. 21세기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오래된 것들이 새로운 것들에 밀려 설 자리가 없어 보였다. 아날로그는 디지털에 밀려 있었다.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인간노동의 암울한 미래상이 강조되어 왔다. 젊은이와 고령자가 제한된 일자리를 두고 대립할 수밖에 없는 비관적인 이미지가 지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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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미래는 새로운 것들만을 위한 세계는 결코 아니다. 관점에 따라, 만들기에 따라, 오래된 것들의 새로운 미래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새로운 것들과 오래된 것들이 조화롭게 공생하는 그런 행복한 미래를 함께 그리고 만들면 좋겠다.
<필자 소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친뒤 일본 쓰쿠바대학교에서 사회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 부원장을 역임했으며, 미래학회 부회장으로 활동중이다. 현재 베스핀글로벌 상임고문으로서,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특임교수를 맡고 있다. 지난 30년간 IT와 미래사회를 연구해왔고, 현재는 고령사회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인생 르네상스 행복한 100세>, <미래 만들기> <모든 비즈니스는 서비스로 통한다> 등의 저서를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부지런하고 발이 넓은데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갖춰 ‘미래 디자이너’ 또는 ‘사회 디자이너’로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