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tum / 2018-10-23 / 정새롬 기자 / [기사 전문 보기]
“중국 비즈니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중국에서 일할 때는 ‘중국식’으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과연 중국식 비즈니스라는 것은 어떤 것을 의미할까? 오늘 23일 열린 <중국의 한국인 2018> 콘퍼런스에서는 중국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경험을 가진 세 연사가 ‘중국과 비즈니스 하기’라는 주제로 패널토론을 나눴다.
15년 간 중국에서 유통 사업을 이끈 남기범 H1 대표, 과거 중국 진출 스타트업 지원 업무를 담당했던 최시훈 LG생활건강 대리, 치후360을 거쳐 현재 베스핀글로벌차이나에서 일하고 있는 최예름 팀장이 토론에 참여했다. 17년의 중국 사업 경험을 가지고 있는 안준한 아도바이사회 의장이 진행을 맡았다. 토론 전문을 정리했다.
한국 대기업의 경우 중국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경우가 있지만, 스타트업은 입장이 다르다. 한국 스타트업이 중국에 가서 자신들을 설명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데 이러한 어려움을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최시훈 LG생활건강 대리 (이하 최시훈 대리) : LG생활건강에 오기 전 중국 역직구 스타트업에서 넉 달 정도 일했다. 짧게 일하고 그만둔 이유는 스타트업에 소속되어 중국 비즈니스를 하기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스타트업으로서 중국 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너무 큰 시장이 아니라 자신이 돋보일 수 있는 작은 시장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확실히 강점이 있다는 것을 어필해야 한다. 열 명을 먼저 설득하고, 그다음 백 명을 확보해나가는 것이 순서다. 한국의 경쟁력과 차별점을 중국에서 어떻게 뾰족하게 드러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K뷰티 붐이 일면서, 한국 화장품이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시장의 변화에 따라 이제는 한국 브랜드라는 이유만으로 중국에 진입하기는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시점에서 효과적인 중국 시장 접근법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나.
남기범 H1 대표(이하 남기범 대표) : 과거 중국의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들이 성장하는 시기에는, 거기에 올릴 브랜드가 필요했다. 그러다 보니 그 플랫폼들이 직접 물건을 사입해가고 내 브랜드를 대신 마케팅까지 해줬다. 한국 브랜드 입장에서는 그 플랫폼에게 간택 당하기만 하면, 중국 진출이 어렵지 않았다. 그것이 2010년 초반의 이야기다.
‘중략…’
중국 유통 전문가로서 한국과 중국의 유통 사업의 차이점을 말씀해달라.
남기범 대표: 한국에서는 IT 사업을 했고, 지금 중국에선 유통 사업을 하고 있다. 두 국가에서 사업을 하면서 느낀 것은, 한국은 파이 자체가 작기 때문에 서로가 뺏어 먹어야 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파이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크기 때문에, 서로 같은 분야에서 파이를 키워도 아직 너무 많은 일이 남아있다. 중국에서 동종업계 사람들을 만나며 처음에는 한국인 마인드로 모두가 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니 이들도 내 편이 될 수 있고, 함께 파이를 키워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됐다.
중국 비즈니스에서 꽌시(관계)가 중요하다는 말을 숱하게 들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예름 베스핀글로벌차이나 팀장 (이하 최예름 팀장) : 처음엔 꽌시가 그렇게 중요한가? 생각했는데, 정말 중요하긴 하더라. 하지만 내가 계획적으로 꽌시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과거 중국 직장에서 알게 된 동료들이 있었는데, 그들을 통해서 지금 회사 일을 할 때도 새로운 업체들을 소개받고 있다. 따라서 무조건 만들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인맥을 잘 다지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말하고 싶다.
‘중략…’
마지막으로 중국 비즈니스를 할 때 가장 중요한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최시훈 대리 : 중국식으로, 현지식으로 모든 걸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 마인드 자체가 중국화 되어야 한다.
남기범 대표 : 결국 사람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나도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
최예름 팀장 : 나도 동의한다. 결국 사람이다. 사람을 믿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